혁신과 안정 사이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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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동안 한국과 홍콩을 넘나들며 많은 회사와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독특한 제품들도 많았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제품들도 많았으며 공통적인 특징은 창업자들이 그들의 제품에 아주 큰 자부심을 가지고 프레젼테이션을 하는 모습이었죠. 남들과 다른 부분을 강조하면서 세상에 유일한 제품이라 설명하는 모습도 좋았고 직접 제품을 작동시키며 관심을 끌어오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좋았고요. 

근데 이상하게도 그 부스들 앞에서 오래 머물렀던 기억은 없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머릿속에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아주 완벽히 갖고 싶다 하는 관심을 끌어낼 만한 제품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물론 이 제품들이 정말 우수한 제품들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성능도 우수하고 충분히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것도 충분히 잘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아니면 예상했던 제품이 대부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물론 아이폰의 등장처럼 파격적인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예상 못 했던 제품을 발견한 지가 꽤 오래된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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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제품은 혁신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특히 혁신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기업, 애플 역시도 혁신이 퇴색되었고 감동이 사라졌다는 핀잔을 받고 있기도 하죠. 물론 애플은 소비자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충분히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최근 애플의 행보가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혁신은 애플만의 것이 아니라는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죠. 

근데 사실 혁신이라는 것은 어쩌면 모험에 가깝습니다. 아무런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부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기업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제품의 경쟁력을 최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온 것이겠죠. 하지만 비용으로 혁신을 하기란 사실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현재 혁신이 가능하기 위한 모험할 수 있는 기반의 문화가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없는 제품을 생산하기보다는 이미 주위에 검증된 제품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제품을 출시하다 보니까 충분히 차별화되어있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한 번 본것 같은 특색이 없는 제품들이 자꾸 개발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혁신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혁신은 어렵다. 그러나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과거에는 혁신을 모험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혁신하지 않는 것이 모험이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업체가 혁신과 경쟁 사이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혁신을 위해서 모험을 할 것인지 아니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안정을 택할 것인지는 그들의 선택이고 무엇이 바르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는 모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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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같은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한 기업들 대부분은 안정보다는 모험을 택했고 그 부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혁신을 위한 모험을 택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무엇이 효율적이고 비효율적인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생기겠지만, 이제는 혁신과 경쟁 사이에 고민하는 사회가 아니라 혁신을 위해 얼마나 더 큰 모험을 하는지 경쟁하는 것이 더 큰 미래를 위한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